서론
서머싯 몸의 <면도날>은 20세기 가장 매력적인 소설 중 하나로, 1차 세계대전 이후 등장한 인물들의 환멸과 영적 탐구를 담고 있습니다. 1944년에 출판된 이 소설은 주인공 래리 대럴이라는 젊은 미국인의 시선을 통해 삶의 의미를 탐구합니다. 래리는 사회적 규범을 거부하고 세상에 대한 깊고 영적인 이해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입니다. 이 소설에서는 서머싯 몸 작가 자신이 화자로 등장하는데, 이는 독자들에게 등장인물들의 삶에 대한 독특한 친밀감과 통찰을 제공하는 기법입니다. <면도날>의 간단한 줄거리와 이 소설이 다루는 주제와 등장인물들을 탐구하면서 이 책이 왜 수십 년 동안 고전으로 남을 수 있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줄거리 소개
1930년대 유럽을 배경으로, 어느 시골 마을의 평범한 청년 래리 대럴이 1차 세계대전에서 돌아와 미국으로 귀국하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래리의 많은 친구들이 물질적인 성공과 사회적 지위를 추구하는 반면, 래리는 전쟁의 공포에 깊이 영향을 받아 삶의 목적에 대해 질문하기 시작합니다. 그는 약혼녀 이사벨 브래들리의 부와 안락함에 대한 기대를 거부하고, 영적인 충족을 찾기 위한 개인적인 여정에 나섭니다. 그는 자신의 내적 소명을 따르기 위해 파리로 이주하는데, 이 결정은 친구들과 가족에게 큰 충격을 줍니다.
래리는 몇 년을 유럽, 특히 파리에서 보내며 이후 인도로 여행을 떠납니다. 그곳에서 다양한 영적 전통과 교리를 배우며 지혜를 구하고, 그는 신이 존재하는지, 그리고 의미 있는 삶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깊은 고민을 안고 있습니다. 소설 전반에 걸쳐 주인공 래리가 추구하는 내적 평화는 주위 인물들이 물질적 부와 사회적 지위, 개인적 쾌락을 추구하는 모습과 뚜렷하게 대조됩니다.
반면, 래리의 전 약혼녀 이사벨은 래리의 물질주의 거부를 이해하지 못해 갈등을 겪습니다. 그녀는 래리를 사랑하지만, 동시에 부와 사회적 지위를 포기할 수 없었고, 결국 그녀는 성공적인 사업가 그레이 매튜린과 결혼합니다. 하지만 이사벨은 자신이 꿈꾸던 모든 것을 성취했음에도 불구하고 궁극적으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삶을 살게 됩니다. 이는 미국식 꿈과 물질적 성공의 공허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소설의 끝에서 래리는 큰 변화를 겪게 됩니다. 그는 부와 지위 대신 단순하고 거의 금욕적인 삶을 선택하며 평화와 목적을 찾습니다. 반면, 다른 인물들은 물질적 성공을 이루었음에도 여전히 개인적인 불행 속에서 고군분투합니다. 이처럼 <면도날>은 물질주의와 영성의 대조를 통해 삶의 의미, 행복, 그리고 진정한 충족의 본질을 탐구하는 철학적인 소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등장인물을 통한 <면도날>의 주제와 특징
1. 래리 대럴의 영적 여행
<면도날>의 핵심은 래리 대럴의 영적 여행으로, 이는 단순한 줄거리 이상으로 소설의 철학적 뼈대를 이룹니다. 래리는 1차 세계대전 참전 용사로, 전쟁 중 목격한 친한 친구의 죽음과 무의미한 폭력과 파괴에 깊이 괴로워하며 미국으로 돌아옵니다. 그러나 평범한 삶으로 돌아가기보다는, 래리는 삶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한 개인적인 탐구를 시작하기로 결정합니다.
소설에서 가장 상징적인 래리의 대사 중 하나는 "신이 존재하는지 존재하지 않는지 확인하고 싶어"입니다. 그는 약혼녀 이사벨을 떠나 영적 깨달음을 찾기 위해 파리로 가는 결정을 내립니다. 이는 물질적 부와 영적 충족 사이의 갈등이라는 독자들에게 공감되는 주제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래리의 내적 갈등을 절묘하게 묘사하며, 그를 도덕적이거나 지나치게 낭만적인 인물로 그리지 않고, 실존적인 질문의 무게와 진정으로 씨름하는 사람으로 표현합니다.
2. 이사벨의 물질주의의 유혹
래리가 영적 탐구를 하는 동안, 그의 옛 약혼녀 이사벨은 반대로 물질주의와 전통적인 아메리칸드림에 끌리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사벨은 래리를 깊이 사랑하고 있지만, 그의 부와 안락함에 대한 거부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녀는 서머싯 몸에게 이렇게 고백합니다. "나는 래리를 사랑하지만, 사치도 더 사랑해요." 이 대사는 이사벨의 성격을 완벽하게 압축하여 보여주며, 래리에 대한 감정적 애착과 재정적 안정에 대한 욕구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사벨이 부유하고 성공한 사업가 그레이 매튜린과 결혼하기로 한 결정은 이 소설이 설정된 사회에서의 물질주의적 가치를 강조합니다. 이사벨을 통해 서머싯 몸은 전후 소비주의와 부의 추구에 대한 집착을 비판합니다. 이사벨은 자신이 원하던 모든 것을 성취했음에도 불구하고 궁극적으로는 불행하게 됩니다. 이는 래리의 영적 충족과 대비되며, 물질적 성공의 공허함에 대한 작가의 메시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3. 화자로서의 몸(객관적 관찰자)
서머싯 몸이 <면도날>에서 독특하게 사용한 기법 중 하나는 그가 책의 저자이면서 동시에 등장인물로서 등장한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서술 방식은 이야기 전체에 준전기적 느낌을 부여하며, 전개되는 사건들에 대한 신뢰성을 높여줍니다. 몸의 목소리는 객관적이면서도 실험적이어서 독자들이 등장인물과 그들의 선택에 대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합니다.
때때로 몸은 독자에게 직접 말을 걸며 소위 '4차 벽'을 깨는 기법을 사용하여 소설에 대화하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한 대목에서 그는 자신의 글쓰기 목적에 대해 이렇게 반성합니다. "이 소설을 시작하면서 이렇게 불안했던 적이 없었어요. 소설이라고 부르는 것도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부르는 것이지, 다른 무엇이라 불러야 할지 모르겠어요." 이러한 자기 성찰적인 진술은 허구와 현실의 경계를 흐리게 만들어 독자들로 하여금 책 속의 사건들이 실제로 일어난 일일 수 있다는 인상을 주며 소설의 감정적 깊이를 더해줍니다.
4. 인생의 도전을 상징하는 '면도날'의 의미
소설 <면도날>의 제목은 고대 인도 경전 카타 우파니샤드의 한 구절에서 따왔습니다. "면도날의 날은 지나가기 어렵다. 그러므로 현자는 구원의 길이 어렵다고 말한다." 이 은유는 래리의 여정을 완벽하게 표현합니다. 그는 영적 깨달음과 사회적 기대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경계를 걷고 있습니다. 래리의 여정은 결코 쉽지 않으며, 몸은 진정한 자기 인식과 영적 성장이 엄청난 희생과 인내를 필요로 한다고 강조합니다. 래리가 요기에게 배운 인도에서의 시간이나 파리에서의 자기 성찰의 순간들에서 볼 수 있듯이, 이 소설은 끊임없이 영적 탐구의 길이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줍니다. 몸은 래리가 깨달음을 얻었는지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내리지 않지만, 독자는 그의 여정이 끝이 아닌 과정에 있다는 인상을 받게 됩니다.
결론
<면도날>은 물질주의, 영적 충족, 전후 실존적 위기라는 주제를 다루는 시대를 초월한 소설입니다. 래리 대럴의 여정과 다른 인물들의 대비되는 삶을 통해 서머싯 몸은 독자들에게 중요한 철학적 질문을 던집니다. "의미 있는 삶이란 무엇인가?"
이 소설은 깊이 있는 캐릭터와 사고를 자극하는 대사, 독특한 서사 구조로 독자들에게 강한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 철학, 종교, 혹은 인간 조건에 대한 아름다운 이야기로 가득한 이 소설은 반드시 읽어야 할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