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무라카미 하루키가 1990년대 초, 잡지에 연재했던 에세이를 모아 엮어낸 책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이렇게 작지만 확실한 행복>은 작가의 일상과 그에게 기쁨을 가져다주는 소소한 즐거움을 엿볼 수 있는 에세이 모음집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소확행'이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낸 책으로도 잘 알려져 있으며, 어느 인기 TV쇼에서도 추천하는 화제작으로 유명합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재즈와 클래식 음악에 대한 사랑부터 달리기에 대한 열정, 커피 한 잔을 만드는 단순한 행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공유합니다. 각 에세이에는 그의 특유의 성찰과 부드러운 유머가 담겨 있으며, 세계를 바라보는 그의 독특한 시각이 드러납니다. 마라톤, 고양이와의 관계, 변화하는 계절, 눈에 띄지 않지만 중요한 의미를 갖는 조용한 순간에 대해 이야기하며 그것이 그의 행복감에 얼마나 크게 작용하는지, 만족스러운 삶을 만드는데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합니다. 또한 작가의 창작 과정과 작가로서 그가 직면한 어려움을 내비치기도 합니다. 그는 글쓰기의 고독한 특성과 자신의 문학적 기술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규율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일상적인 이야기를 통해 솔직하게 공유합니다. 어둡고 어딘가 병약하게 느껴지는 소설가의 이미지는 매일 아침 조깅을 하고, 태어나 숙취나 변비, 두통을 경험한 적 없다는 하루키의 일상 루틴으로 완전히 무너뜨리기도 합니다. "첫째는 건강, 둘째는 문체"라는 문장에서 그가 지키려는 신념과 철학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작지만 확실한 행복>은 평범함과 소소한 것에서 만족을 찾는 힐링 에세이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성찰과 고백은 독자들이 속도를 늦추고 주변을 관찰하며 삶에 행복과 의미를 가져다주는 단순한 즐거움을 소중히 여기라는 응원 같습니다.
인상적인 문장들
"때때로 문득 '혼자서 살아가는 것은 어차피 지기 위한 과정에 지나지 않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리고 그러한 삶이 '정말 피곤하네'라고 인정하면서도, 나름대로 힘껏 살아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왜냐하면 개인이 개인으로서 살아가는 것, 그 존재 기반을 세계에 제시하는 것, 그것이 소설을 쓰는 의미라고 나는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한 자세를 관철하기 위해 인간은 가능한 한 신체를 건강하게 유지해 두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78p.
"결국 구두쇠가 아니냐는 말을 들을 것 같지만 결코 그렇지는 않다. 생활 속에서 개인적인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기 위해서는 크든 작든 철저한 자기 규제 같은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꾹 참고 결렬하게 운동을 한 뒤에 마시는 시원한 맥주 같은 것이다. "그래, 바로 이 맛이야!" 하고 혼자 눈을 감고 자기도 모르는 새 중얼거리는 것 같은 즐거움, 그건 누가 뭐래도 '작지만 확실한 행복'의 참된 맛이다. 그리고 그러한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 없는 인생은 메마른 사막에 지나지 않는다고 나는 생각한다." -136p.
"기울지 않는 보름달이 없듯이 트러블 없는 생활도 없다. 인생은 때때로 곤란한 국면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 (중략) 정말이지 인생은 어디로 굴러갈지 알 수 없다. "만월이 되지 않는 초승달이 없는 것처럼, 호전되지 않는 난국도 없다."는 말을 여기서 확실하게 법칙화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생략)" -188~199p.
"글을 쓸 때도 그렇지만, 사람이 언제나 컨디션이 좋을 순 없다. 오랫동안 뭔가를 계속하자면 산도 만나고 골짜기도 만나는 법이다. 컨디션이 나쁠 때는 나쁜 대로 자신의 페이스를 냉정하고 정확하게 파악하여, 그 범위 안에서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나가는 것도 중요한 능력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무리하지 않고, 고개를 치켜들고 꾸준히 참고 해나간다면, 다시 조금씩 컨디션이 되돌아오는 법이니까." -213p.
느낀 점
무라카미 하루키의 <이렇게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에서 가장 인상적으로 와닿았던 점은 지극히 평범하고 가볍고 사소한 것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관심이 얼마나 삶을 풍족하고 행복하게 만들어주는가에 대한 깨달음입니다. 일상의 작은 순간에서 아름다움과 기쁨을 찾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능력과 감각이 아주 감동적이면서 마음이 힐링되는 기분이었습니다. 확실히 소설 속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그의 모습이라 더욱 흥미로운 것 같습니다. 누군가는 '그의 에세이를 읽는 것은 소설만큼 즐겁다'라고 했는데 그 이유를 이 책을 읽고 알게 되었습니다. 소설 속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인간 하루키'의 모습을 에세이에서는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전의 수필집들과 달리 생활인으로서의 모습을 부각해, 작가가 아닌 인간 하루키의 일상을 우리는 이 책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작가의 일상과 여유를 즐기는 모습을 일러스트와 스냅사진으로 시각화한 방식도 그의 따뜻함과 친근한 면모를 더욱 부각했습니다.
그리고 무라카미 하루키의 특유의 친근하고 부드러운 문체는 독자들의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일상 속에서 영감을 줍니다. "너무 딱딱하고 긴장된 자세로 이 책을 집어 들지 말고 한가로이 읽어주길 바란다"는 작가의 말처럼 삶에서 여유를 되찾고 단순한 일상에서 특별함을 느끼는 순간을 경험해 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