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설 <해녀들의 섬> 소개
<해녀들의 섬>의 소설 속 배경은 1930년대부터 일제 강점기, 4.3 사건과 한국전쟁, 독재정치 그 이후까지 수십 년동안으로, 해녀 중심의 모계사회를 발전시켜 온 한국의 제주도를 배경으로 합니다. 이야기는 어린 시절부터 성인까지 얽히는 두 친구 영숙과 미자를 따라, 갈등과 운명, 용기와 용서를 그립니다.
영숙과 미자는 매우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깊은 유대감을 가진 친구입니다. 해녀 대장의 딸이었던 영숙, 친일파의 딸 미자의 우정은 개인적이고 가족적인 어려움뿐만 아니라 그 시대의 더 큰 정치적, 사회적 격변으로 인해 수많은 시련을 맞으며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치닫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녀는, 어머니는,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살아남아야 하는 강한 존재임을 상기시키고 회복력을 강조하는 풍부하면서 다층적인 이야기를 전합니다.
이런 개인적인 이야기를 역사적인 이야기로 풀어나간 점은 이 소설이 단순한 우정과 전통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일제의 식민지 지배의 영향, 제2차 세계대전의 참화, 한국전쟁의 분단과 폭력을 포착하며, 한국 역사상 가장 격동적인 시기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하는 역사 소설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역사적 사건이 등장인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배신과 화해로 얼룩진 영숙과 미자의 우정으로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2. 작가 '리사 시'에 대하여
리사 시(Lisa See)는 동양, 특히 중국과 한국의 풍부한 역사화 문화를 생생하게 전달하는 설득력 있는 이야기와 세심한 연구로 유명한 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입니다. 그녀의 다양한 배경과 가족의 과거에 대한 깊은 관심은 그녀의 글에 큰 영향을 미쳐 현대 문학에서 그녀만의 독특한 목소리를 만들었습니다.
리사 시는 1955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났지만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자랐습니다. 그녀의 가족은 중국과 미국 문화가 혼합되어 있으며, 리사 시의 증조부인 펑 시의 인생 이야기는 그녀의 가장 유명한 책 중 하나인 "On Gold Mountain"에 영감을 주었습니다. 문화적으로 풍부하고 역사적으로 중요한 환경에서 지란 리사 시의 성장과 경험은 그녀의 작업에서 반복되는 주제로, 그녀는 정체성과 문화, 그리고 역사에 대한 탐구의지가 강합니다.
<해녀의 섬> 역시 잘 알려지지 않은 문화와 역사를 탐구하는데 대한 깊은 관심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그녀가 직접 겪은 경험과 해녀와의 인터뷰를 통해 소설의 풍부하고 사실적인 세부 사항을 알 수 있어 독자들은 보다 깊은 연대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본토의 가부장적 가족 문화와 달리, 여성이 물질을 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남성이 집에서 아이를 돌보고 음식을 만드는 제주 특유의 문화와, 대를 이어 단련되는 공동체 문화를 보여주는 방식은 그녀가 얼마나 배경 조사에 진심인지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리사 시의 작품은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정확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생생한 스토리텔링을 보여준다. 또한 그녀는 주류 서사에서 종종 간과되는 '여성'과 '공동체'의 이야기를 조명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작가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3. 소설 속 배경 : 제주 4.3 사건
<해녀의 섬>에서 제주 4.3 사건은 등장인물과 그들의 서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역사적 사건입니다. 1948년부터 1954년까지 발생한 이 비극적인 사건은 이른바 제주도 3.1 발포사건에서 비롯되었으며, 미국의 지원을 받는 한국 정부에 맞서 남로당 제주도당이 무장 반란을 일으킨 사건으로 시작됩니다. 이는 경찰과 정부군, 서북청년단이라 불리는 우익 민병대가 대규모 체포, 처형은 물론, 반군이 은신한 것으로 의심되는 마을을 불태우는 등 광범위하고 무자비한 폭력사태로 이어졌습니다. 민가에 자행된 이들의 만행으로 무고한 민간인들의 피해가 속출했고, 무려 7년 7개월 간 계속되었습니다. 정확한 사상자의 수는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관련 보고서들에 따르면 도민 5만여 명이 죽었고, 모든 마을의 77%가 초토화되어 이재민은 10만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해녀의 섬> 작가 리사 시는 제주 4.3 사건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소설에 엮음으로써 독자들에게 한국 역사의 그림자와 희생에 대한 깊은 이해를 전달합니다. 이 사건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등장인물의 삶과 이야기의 궤적을 형성하는 중심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인터뷰와 방대한 자료 조사로 완성된 매혹적인 소설 <해녀들의 섬>, 제주 해녀들이 겪었던 잔혹한 역사의 처참한 실상은 100년도 채 되지 않은 우리의 어두운 과거이자, 이유 없는 학대와 고통 속에서도 살아내야만 했던 사람들의 현실이었습니다.
4. 느낀 점
리사 시의 <해녀의 섬>은 제주도 해녀에 대한 경의를 표하는 아름다운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사람들에게도 비교적 최근에 알려진 제주 4.3 사건을 바탕으로 제주의 신화, 굿, 장례식 등 외국인이 표현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진정성 있고 디테일한 장면들이 인상 깊었습니다. 암울한 시대 배경과는 상반되게 독특한 문화유산을 조명하는 동시에 우정, 배신, 인간성, 용서와 같은 보편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어 가슴 뭉클함과 깨달음을 함께 주는 소설입니다. 두 주인공의 해녀로서의 삶과 그들이 겪는 일들이 너무나 생생하고 긴박하게 전개되기 때문에 실제 역사적 사실을 배제하고서라도 소설로서의 감동과 재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의 서문에 쓰인 설명이 내가 이 책을 읽고 다시 읽게 한 이유입니다.
"용서는 개인적인 차원에서 일어날 수 있다. 내게, 혹은 내 가족에게 잘못을 저지른 사람을 용서할 수 있을까? 어떻게 용서할 것인지 고민하고 과연 용서가 가능하기나 한 것인지 의구심을 가졌던 때가 많았다.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소설 속 영숙과 미자의 관계는 용서라는 것이 과연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는지, 왜 용서가 이루어져야 하는지, 용서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 - <해녀들의 섬> 서문 중에서